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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역행하는 ISP들의 주먹구구식 과금정책

박디 2009. 3. 11. 23:12
얼마전까지는 전의 글에서 잠깐 말했던대로 크로스케이블을 통해 세대의 컴퓨터를 번갈아서 공유

해서 인터넷을 사용했던 터라 05년쯤부터 사용자들의 거센 비난을 받아왔던 KT의 공유기 금지

정책에 대해 그냥 그런가 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유기를 사용하게 되어서

아무래도 관심이 가게되서 찾아보게 되었는데요. KT나 하나로통신 파워콤등 국내 메이저급

ISP들이 웃기는 정책을 펼치고 있었네요. 일단 이 정책에 대해선 KT가 총대를 제일먼저 둘러맸기

때문에 KT가 가장많은 욕을 먹고있는듯 싶습니다. 처음 이 정책을 시행할때 기존에 공유기 사용자들

에게 엄청난 지탄을 받고 한발 물러서 '추가단말 하나까지는 과금없음'을 내세웠는데요. 그 이상의

추가단말에 대해서는 대당 5,000원의 요금을 추가과금하고 07년경에 도입된 신인증체제로 경고를

준뒤 시행하지 않을시 지들 나름대로의 산정식인 '약정이외의 단말수*최근6개월간의 평균요금*3'

적용해서 요금을 부과한다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05년이나 이전에 가입하신분들은 신경쓰실필요 없습니다.

장기사용자들의 이탈을 막아보자고 나름대로 머리를 굴린것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인터넷에서 'KT 공유기 과금' 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면 이에대한 많은 의견들이 있는데 기존

사용자들은 '공유기를 써서 여러대의 시스템이 많은 트래픽을 유발하면 결국 한대의 시스템으로

정상이용하는 사용자들은 손해보는것이 아니냐? KT에서 과금하는 것은 부당하지않다'
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러나 애초에 트래픽 유발로 요금책정을 했던것도 아니고 공유기능을 사용한다고 해도

개인당 지급된 한 회선의 대역폭내에서 사용하는것이기 때문에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외국에서는 이런 고속통신회선의 경우 트래픽으로 요금책정을 하거나 일정기한

동안만 무제한으로 이용할수 있는 요금제가 다양하게 있었습니다.)

 몰론 광고에서 내세우는 100M급의 속도를 모두 이용할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진짜로

제한없는 100M급 회선은 이렇게 3~4만원대에 사용자체를 할수가 없습니다. 그런회선은

일반사용자용이 아니라 기업체 대상이죠. 일반 사용자가 저 대역폭을 다 사용하지도 못합니다.

그리고 어짜피 일반적인 가정에서  만약 이 문제로 다른 사용자들에게 피해가 간다면 그것은 그런

사용자의 책임이 아니라 효율적인 관리가 안되는 각 ISP들의 책임이겠죠. 물론 일반가정이 아니라

소규모 개인사업체등에서 일반 가정 회선을 공유 해서 비 일반적인 트래픽을 유발한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말이죠. 그리고 일단 제가 KT 메가패스를 쓰기때문에 KT의 문제만 놓고보면 참 웃깁니다.

07년에 도입된 신인증체제는 사용자 시스템의 맥어드레스를 ISP로 전달해서 인증을 하는데

가상머신이건 뭐건 닥치는대로 추가단말로 들어갑니다. 여러 기술적인 용어야 이글에서 쓰기엔

양이 많아서 생략하겠지만 보통 VMware를 사용한다고 하면 NAT을 통해서 인터넷 공유를 하는데

이런것 까지 모두 추가단말로 본다면 저희집에서 사용하는 시스템이 몇대인지 세보겠습니다.

- 메인시스템, VM(Windows XP,Ubuntu Linux, Fedora Linux)
-서브 시스템
- 아버지 노트북
- 동생 시스템
- Eee PC(넷북)


VM을 포함하니 8대나 되는군요. KT에서 옛다 떡먹어라 하고 인정해준 추가단말 1대를 제외하면

이런식대로 하면 6대가 추가과금 대상입니다. ㅡㅡ; 어이없지 않나요? 그렇다고 해서 이 시스템

들이 모두 항상 트래픽을 유발하지도 않습니다. 어쨋든 정당히 돈을 지불하고 할당된 회선 내에서

개인네트웍을 구성해서 사용하는데 오버해서 사용한다면 모를까 왜 저런 주먹구구식 요금정책을

펼치는지 이해를 할수가 없군요. 저런식으로 계산되서 실제로 과금을 당하신분들도 볼수

있었습니다.. 저는 KT가 주장하는대로 위의 시스템들이 모두 할당된 회선에 맞지 않는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거나 대역폭을 소진한다고 가정하면 충분히 추가요금을 지불할 용의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일은 절대 없겠죠 -0-ㅋ

또 어떤 글에서는 'KT에서 개인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저런 정책을 펼치는것은 아니다. 별 신경쓸필요

없다'
라는 말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로 저런 과금정책때문에 산정식에 따른 요금이

부과된것은 아니지만 추가단말에 대해 요금 통지를 받으신분들이 꽤 있었고 이 문제가 한창

이슈가 됐던 07년~08년 중순에서 지금까지는 꽤나 잠잠한듯 싶지만 제가 검색해본바로는 09년 들어

최근에도 추가과금 통지를 받으신분들이 있더군요. KT뿐만아니라 하나로통신도 그렇고 파워콤도

눈치만 보다가 이제는 은근슬쩍 동참했습니다. 티라노사우르스 KT가 움직이자 눈치만 보던

다른 ISP도 비난여론을 피해보고자 그간 KT에서 이탈한 사용자나 신규가입자들을 하나라도 더

유치시키고 KT와 손잡고 가게된거죠. 어느정도 관련지식이 있으신분들은 전화로 따져서 요금을

덜내는 경우도 있지만 잘 모르는분들은 고스란히 돈 다 내야됩니다. 혹은 서비스업체 바꾸는

방법밖에는 없겠죠. 2000년도 초반이라면 이런정책에 대해 많은분들이 크게 신경쓰진 않았을겁니다.
 

이때만해도 무선기기를 쓰는 분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고 이 시절엔 '1가정 1PC'가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1인당 1PC' 혹은 '1인당 2PC'가 대수롭지 않은데 저런 막무가내 정책으로 얼마나 소비자들을
등쳐먹을려는지 이해를 할수가 없군요. 특히나 요새는 무선기기도 많이 이용되고 하다못해

냉장고, 세탁기에도 IP가 부여되는 판국에 저따위 시대를 역행하는 정책으로 얼마나 갈지 의문입니다.
뭐 사실 ISP입장에서는 크게 신경 쓰지도 않을겁니다. 맘에 안들어서 해지 한다면 기존사용자

유지를 위해 어느정도 조금씩 떡밥을 던져주겠지만 해지한다고 해도 약정기간이 지나지 않은

사람들은 위약금을 내야되고 또 다른 서비스가 맘에 들지 않은 타 ISP의 이탈사용자를 신규고객으로

받아들여도 꽤 쏠쏠한 장사가 될게 뻔하거든요. 결국은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사용자들만 골탕

먹습니다.  참 씁쓸합니다. 처음에는 KT가 시작했기 때문에 KT가 집중적으로 욕먹었고 다른ISP로

빠져나가는 사용자들이 늘었지만 이제는 다른 ISP들도 기본적으로 저런 과금정책을 슬며시 채택하고

있고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차츰 좁아지는군요. 아직까지야 저도 신경쓸 단계는 아닙니다만 만약

추가과금 된다면 지역케이블 ISP라도 찾아봐야 할판입니다. 작년에 이사를 오면서 가입해서 1년

약정으로 계약했기때문에 위약금도 물어야겠죠.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각 메이저급 ISP 에서는

소비자들이 이러쿵 저러쿵 떠드는것 지켜보다가 종국에는 추가단말에대해 추가금액을 챙겨먹을게

뻔 히 보이네요. ISP 신규가입자를 이제 더이상 찾기도 힘들고 ISP들끼리 뺏어오기 경쟁을하고있어서
영리를 추구하는 각 기업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것은 아니지만 소비자가 수긍할수 있는 정책을

펼쳤어야 옳다고 봅니다. 결국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이네요.ㅡㅡ;